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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 산에 올라 인생을 찾다

블루 하이웨이 2015. 8. 14. 11:00

 

 

다시 K2로 돌아왔습니다.

 

변호사 테일러(마이클 빈)와 물리학 교수 헤럴드(맷 크레이븐)는 함께 등반을 하며 변론과 연구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산악 친구입니다.

 

직업 외에 뭔가 몰두할 수 있는 일을 가지는 건 참 좋은 것입니다. 그 순간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세계를 추구할 수가 있죠. 제게 있어서는 이렇게 리뷰를 작성할 때가 그런 순간에 속합니다. 때로 잘 써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요.

 

함께 록 클라이밍을 즐기던 테일러와 헤럴드는 K2 등정을 위해 훈련 중인 필립 일행을 만납니다. 그날 밤 야영을 하던 테일러와 헤럴드는 눈사태를 만나 파묻힌 필립 일행을 구해주고 K2행 티켓을 얻습니다.

 

하지만 헤럴드 아내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아내는 헤럴드에게 산과 자신 가운데 택일 하라고 요구합니다. 결국 아내를 설득하는데 성공한 헤럴드. 테일러와 헤럴드는 이렇게 해서 '악마의 산'이라는 K2로 떠나게 됩니다.

 

 

 

 

영화 'K2'에는 다른 산악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등반대와 셀파 간의 갈등이 잘 나타나 있더군요. 짐삯을 두고 흥정하는 모습을 보니 셀파는 위험이 크지만 현지인들에게 상당히 소득이 좋은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라가지 못하겠다는 셀파들을 어르고 달래서 베이스 캠프까지 오긴 했지만 일이 꼬이려는지 그만 등반대장인 필립이 고산병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하지만 K2의 턱 밑까지 와서 등반을 포기할 수는 없고 테일러와 헤럴드 그리고 필립의 사람들인 다카네와 댈러스 만이 산에 오르기로 합니다.

 

정상 부근에서 어느 팀이 등정을 할 것인가를 두고 옥신각신을 벌이다 결국 테일러와 헤럴드는 아래에 남고 다카네와 댈러스가 등정을 시도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쉬웠지만 테일러와 헤럴드는 텐트 안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립니다.

 

'산에 오를 때 무슨 생각을 해?'

'섹스.'

'해본 거? 해볼 거?'

'못해본 거..'

 

뭐 산에 오를 때 뿐만이겠습니까만 어쨌든 농담을 주고 받으며 테일러와 헤럴드가 밤을 새우고 있을 때 심각한 부상을 당한 다카네가 텐트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고는 곧 숨을 거두죠. 함께 실족한 댈러스는 찾지 못했다는 말을 남긴 채.

 

 

 

 

다음 날, 테일러와 헤럴드는 다카네 팀을 대신해 K2를 등정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오릅니다. 하지만 한 순간 환희의 순간이 지나고 하산 길에 헤럴드가 실족해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습니다. 다리가 부러졌으니 험한 산 길을 어떻게 내려가겠습니까?

 

헤럴드는 테일러에게 자신을 두고 내려가라고 하고 테일러는 자신의 인생에서 고상한 순간은 오직 너와 함께 산에 오를 때 뿐이라고 말합니다.

 

산에 오를 때가 때묻지 않고 가장 진실한 순간이라는 말이겠죠. 제가 최근 산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여러 분들이 왜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테일러의 말로써 답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 이제 이 리뷰도 마쳐야 겠습니다. 테일러와 헤럴드는 과연 무사히 하산할 수 있을까요?

 

 

 

영화 'K2'(감독 프랭크 로덤, 1991)는 산악 영화의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빙벽을 기어 오르고 절벽에 매달리고 실족하여 다치고 고립되는 산악 영화의 클리셰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 영화의 큰 줄기는 산에 오르고 내려오다 실족해서 위기를 맞는 게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촘촘히 짜여진 잔 줄기가 씨줄 역할을 하며 영화의 내러티브를 제법 탄탄하게 합니다.

 

한 편의 영화에서 재미와 교훈 그리고 스릴을 한꺼번에 느끼기가 어려운데 이 영화 'k2'는 바로 그것이 가능한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