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스릴러

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 / 영화는 영화다?

블루 하이웨이 2016. 6. 4. 14:30

 

영화의 우리 말 제목은 아가씨인데 영어 제목은 시녀를 뜻하는 ‘The Handmaiden’이다. 왜 우리 말 제목과 영어 제목을 이렇게 반대로 지었을까?

 

 

일제강점기. 어려 부모를 여의고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의 보호 아래 성장한 히데코(김민희)는 이모부와 교류가 있는 백작(하정우)으로부터 새로운 시녀 숙희(김태리)를 추천받는다.

 

숙희는 히데코의 온갖 수발을 받아내며 점차 히데코의 마음을 얻는다. 한편 백작은 히데코에게 미술을 지도하면서 그녀와 가까워지고 숙희는 백작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퀴어 드라마와 범죄, 스릴러를 합성한 하이브리드 영화다. 144분짜리 영화는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에 언급한 간단한 스토리는 1부의 부분에 해당한다.

 

1부의 마지막은 반전으로 마무리된다. 보통의 경우 반전으로 끝이 나거나 떡밥으로 뿌려 놓은 장면을 리플레이 하면서 끝이 나는데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2부에서 1부에 플레이 된 동일 신을 다른 각도로 잡아주면서 관객이 몰랐던 사실을 보여준다.

 

즉 관객은 2부를 통해 비로소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면서 1부의 다소 불친절했던 장면이나 어설프게 느꼈던 설정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영화는 3부에서 2부까지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뒤집는다.

 

영화는 히데코와 숙희 그리고 백작의 속고 속이는 게임을 3부에 걸쳐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감독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화제가 된 히데코와 숙희의 정사 장면은 1,2,3부에 모두 나오면서 점차 수위를 높여간다. 히데코와 숙희의 마지막 정사신은 2013년 칸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속의 엠마와 아델의 노골적인 정사를 연상케 한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화 아가씨의 구성은 독특하지만 이야기의 개연성은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야기 전개의 발단이 되는 히데코의 이모부 고우즈키의 남다른 취미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이 배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의 사실성을 크게 떨어트린다. 그냥 조카를 탐하는 호색한 정도로 묘사했어도 이야기 전개상 충분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아가씨는 개성 있는 작품이지만 창의적이지는 않다. 다만 144분간의 긴 러닝 타임 내내 배경이 되는 히데코의 이국적인 저택 풍경과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나신 등 영화 속 비현실적 장면들은 영화는 영화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우리 말 제목과 영어 제목이 정반대인 이유는 3부에 가서야 알 수 있다. 제목을 반대로 지은 것이 아니라 아가씨가 되었든 시녀가 되었든 영화의 제목으로 모두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극장에서 확인하자.

 

이 영화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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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