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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 장르적 쾌감의 한계

블루 하이웨이 2015. 5. 24. 19:00

 

지난 14일 국내 개봉한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Mad Max : Fury Road)가 박스 오피스를 역주행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비록 개봉 첫 주 북미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의 박스 오피스에서 '피치 퍼펙트 : 언프리티 걸즈1위를 내주었지만 전 세계 40여 개국의 박스 오피스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첫 주에는 박스 오피스 2위에 머물렀으나 입소문에 힘입어 이번 주 1위 입성이 확실해 보인다.

 

알려진 것처럼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는 오리지널 작품의 감독인 조지 밀러가 3편으로부터 무려 삼십 년 만에 들고 나온 작품이다.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감탄사를 내뱉는 대부분의 영화 팬들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시기에 만들어진 이 시리즈는 조지 밀러 본인은 물론 주연배우인 멜 깁슨의 출세작이기도 했다.

 

 

시리즈가 중단된 지 수십 년 된 클래식을 이은 작품이긴 하지만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는 굳이 전편들과 관련지어 감상할 필요가 전혀 없는 작품이다.

 

전쟁이 발발하는 원인?

 

석유? 실은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이유는 석유 때문이다. 코끼리가 상아 때문에 목숨을 잃듯 산유국들은 석유 때문에 전쟁에 휘말린다.

 

? 물은 언제부턴지 치명적인 자원이 되었다. 강줄기가 여러 나라를 관통하는 경우 상류에서 유량을 늘리거나 줄인다면.. 물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식량? 두 말하면 입 만 아픈 너무나 고전적인 전쟁의 원인.

 

여자? 여자는 식량과 더불어 인류가 전쟁을 벌이는 가장 오래된 원인이다. 만약 여자가 부족하게 되면 인류는 아비규환의 지옥도를 맛볼 것이다. 반면 여자의 개체수가 증가하면 바로 그곳이 낙원. ㅎㅎ

 

 

머지않은 미래(SF영화 소개할 때 자주 하는 말인데 머지않은 미래여야 한다. 너무 먼 미래는 상상하기 곤란하니까). 스투피드한 인류는 석유와 물을 두고 여전히 싸움질을 벌이고 있다.(조지 밀러가 나이는 들었어도 상상이 짧아서 여자를 두고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미쳐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 ㅠㅠ)

 

세상은 물과 기름을 소유한 독재자 임모탄 조(휴 키스 번)의 것이다. 물론 예쁜 여자들도. ㅎㅎ

 

 

아마 엄청난 전쟁이 있었던 듯 문명은 대부분 사라지고 살아남은 얼마 남지 않은 변형 인간들은 임모탄 조의 압제에 신음 중이다.

 

다행히 건강한 맥스(톰 하디)는 하지만 그래서 혈액 노예(이게 무엇이냐? 한 마디로 살아 있는 혈액 파우치가 되겠다. 언제든지 빨대만 꽂으면 되는, 흐억)가 되어 임모탄 조에게 붙잡혀 간다.

 

한편 임모탄 조의 폭정에 반발한 전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른)는 임모탄 조의 씨를 말리기 위해 기쁨조를 납치해(?) 달마처럼 자꾸만 동쪽으로 질주를 하고 임모탄 조에게 쫓기던 중 맥스와 조우한다.

 

 

이 영화는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가 궁금할 정도로 줄거리가 빈약한 편이다. 그냥 시종일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사막을 질주하는 카 체이싱과 그 와중에 격투신이 전부 다다.

 

CG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리얼(?) 액션에 관객들은 환호하지만 쓰는 이는 솔직히 이 영화 보다가 졸 뻔했다. 주인공 맥스와 예쁜이들의 므흣한장면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왜 졸 뻔했겠는가? 그런데 시종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차들의 굉음을 들으면서 그저 나무토막 쓰러지듯 구르고 날아가는 마치 클론 같은 적군들의 모습을 보며 환호하는 짓은 스투피드하지 아니한가?

 

 

자동차라는 아날로그적 운송수단을 내세운 액션이라는 면에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에는 확실히 땀과 기름 냄새 같은 것이 뒤섞여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이십 세기로부터 가지고 온 것은 이 것 뿐이다.

 

평판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도 있지만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의 스타트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제는 어디까지 질주하느냐다. 영화의 제작비는 15천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북미에서 개봉 첫 주 수익은 약 45백만 달러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