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6. 7. 19. 01:01

언더 워터 / 죠스가 나타났다

 

고질라와 더불어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타나는 그 넘이 올 여름에 나타났습니다.

 

의대생인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방학을 맞아 서핑을 즐기기 위해 멕시코의 한적한 해변을 찾아옵니다.

 

푸른 하늘과 맑은 바다.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바다인가? 그림 같은 풍광에 넋을 잃은 낸시는 역시 여행을 떠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러나 낸시의 완벽한 휴가가 악몽으로 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파도를 타고 넘고 가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핑을 즐기던 낸시는 바다에 떠있는 돌고래 사체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심한 상처를 입은 돌고래의 사체.

 

직감적으로 그 넘 짓이라는 걸 눈치 챈 낸시는 보드를 타고 해변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낸시의 움직임을 포착한 그 넘은 그녀를 놓아두려 하지 않습니다.

 

 

놈의 공격을 피해 간신히 한 몸 눕힐만한 암초 위에 올라 간 낸시. 하지만 그녀의 몸은 놈에게 물리고 암초에 긁혀 만신창이입니다.

 

좁은 암초 위에서 의대생다운 기지를 발휘, 상처에 응급처치를 마친 낸시. 그러나 밀려오는 만조는 곧 암초를 삼키려하고 놈은 때를 기다리듯 낸시의 주위를 선회하는데..

 

 

개봉 중인 영화 언더 워터’(The Shallows, 감독 : 자움 콜렛 세라)는 제 철 영화입니다. 시원스런 바다 풍광과 주연 여베우인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늘씬한 몸매는 화면 가득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놀라운 건 이 영화가 사실상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1인극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살짝 살짝 단역배우들이 비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비중은 전혀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미녀와 상어의 대결인데 <노인과 바다>보다는 <미녀와 바다>가 낫긴 하지만 상어와의 사투라니.. 건장한 남자도 어려운 상황을 과연 미녀가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바다에서 생존하기라는 면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올 이즈 로스트과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무대는 먼 바다가 아니라 겨우 해변에서 약 180미터 떨어진 얕은(shallow) 바다입니다. 해변에서 이백 미터 가까이 떨어졌으면 깊은 바다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바다 속 역시 지표면처럼 고르지 않은지라 해변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지층이 융기된 곳의 바다는 생각만큼 깊지 않더라구요. 열대바다의 경우 보통 이런 곳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기도 하죠.

 

영화 속의 바다는 산호바다인데도 거센 파도가 치더군요. 보통 산호바다는 산호가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호로 둘러싸인 지역은 파도가 없는데 이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초호(礁湖)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온 건지 합성인지 파도가 치다가 잔잔하다가 도무지 바다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암초와 산호 때문에 서핑을 즐기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바다라는..

 

 

나중에 알게 됐지만 영화 속 배경은 실은 멕시코가 아니라 호주의 로드 하우 섬이라고 합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의지한 작은 암초는 당연히 세트.

 

 

멋진 바다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몸매 덕에 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만 영화의 스토리는 많이 빈약한 편입니다. 러닝 타임이 겨우 80분을 넘는 수준인데 짧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구요.

 

 

사실 이 영화에서 상어의 습격은 그냥 덤입니다. 화면을 위 아래로 분할해서 절반은 주인공이 볼 수 없는 수중을 잡아주면서 공포심을 끌어올리긴 하지만 15세 관람가답게 스릴러라기보다는 그냥 서늘한 납량물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2016.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