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2024. 1. 27. 14:17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책 소개]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훌쩍 넘긴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후의 가까운 미래. 젊은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한 새로운 정부가 경제를 살린다며,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고령층에 대한 연금 지급과 각종 사회보장을 폐지한다.

 

이에 생활이 막막해진 노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격렬하게 저항하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노인들을 무력으로 진압하는데……

 

사회파 작가 정성문의 장편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는 어느 가상 공화국을 배경으로 머지않은 미래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문제를 그린 소설로서 OECD 국가 가운데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오늘의 우리 사회를 풍자한 알레고리다. 또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회과학소설(Social Science Fiction)로서 우리 문학계의 신선한 시도다.

 

[지은이 소개]

 

정성문

 

소설가·여행작가, Homo Cyclingcus

 

세상에는 Y(why)형 인간과 H(how)형 인간이 있다.

Y형 인간은 사람이 왜 사는지 고민하고,

H형 인간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두고 고민한다.

세상은 H형 인간의 것이다.

H의 세상에서 Y의 인간은, 왜 사는지 고민하느라 소설을 썼다.

그렇게 소설쟁이가 되었는데,

작가들은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하더라.

이따금 자전거를 타고 백두대간을 오른다.

고통 속에서 그때마다 자문한다.

왜, 왜 오르는지를.

존재의 이유는 존재의 방법에 선행한다.

 

2021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여행기『백두대간 자전거 여행』, 소설집『욕망의 배 페스카마』가 있다.

 

[출판사 서평]

 

역사상 이렇게 유쾌한 반란은 없었다! 앵그리 실버의 기상천외한 비밀 프로젝트!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훌쩍 넘긴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후의 가까운 미래. 젊은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출범한 새 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고령층에 대한 연금 지급과 각종 사회보장을 폐지한다. 이에 생활이 막막해진 노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격렬하게 저항하자 정부에서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노인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데……

 

과연 30여 년 후의 이 땅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통계청은 206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4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노인이란 말이다.

 

소설『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는 어느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노인 인구가 절반에 이른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사회과학소설(Social Science Fiction)이자 블랙 코미디다.

 

이 작품은 노인의 성(性), 황혼이혼, 황혼 로맨스, 노인복지, 노인범죄, 존엄사 등 노인에 관한 여러 문제를 다루면서 세대 간의 갈등 치유와 공존을 모색한 휴머니즘 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미래의 세상을 그린 이 소설은 실은 OECD 국가 가운데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오늘의 우리 사회 이야기다. 즉 미래를 보는 창을 통해 현실을 풍자한 알레고리로서 우리 문학계에서 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감각과 스타일의 소설이다.

 

수백 년 후에도 읽힐 21세기의 홍길동전!

 

모든 소설은 재미있게 잘 쓴 소설과 재미도 없고 못 쓴 소설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다. 오래도록 독자의 손을 떠나지 않는 소설의 공통점은 장르 불문, 재미있다는 것이다.

 

영어로 소설을 말하는 novel은 새롭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기도 하다. novel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소설의 생명은 독창성과 고유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사회과학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는 우리 문학계의 새 물결이며, 수백 년 후에도 읽힐 21세기의 홍길동전이다.

 

[책 속에서]

 

김한섭 씨는 친구들과 서울 한복판에 있는 산에 올랐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우연히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만난 것이다.

(8p, 프롤로그)

 

공화국은 경제 규모에 있어서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일자리는 점점 감소했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에 반비례해서 자본의 이익은 증가했다. 소량의 기름과 전기만 있으면 기계는 밤낮도 휴일도 없이 돌아갔다.

(89p,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품종 있는 작고 어린 강아지를 입양하려던 한섭 씨와 아내는 귀퉁이의 케이지에서 가만히 엎드려 있는 아롱이를 발견했다. 관계자는 보호소에 들어온 지 삼 년이 다되도록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곧 안락사를 앞둔 녀석이라고 했다. 제발 데려가 달라는 듯 한섭 씨 내외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방향을 따라 바꾸면서 앞발을 들고 케이지를 마구 긁어대는 다른 강아지들과 달리 녀석은 한섭 씨 내외를 보고도 심드렁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녀석을 보고 그냥 지나쳤을까.

(106p, I Just Died in Your Arms)

 

만약 인간이 외골격을 가졌더라면 훨씬 폭력적이지 않았을까. 인체가 지금보다 강하게 진화했더라면, 인간은 더 호전적 동물이 되었을 것이다. 인간의 몸은 약하다. 그래서 알몸이 가지는 가치는 평화다. 복장이 체제와 질서, 관습을 나타낸다면, 알몸은 그것에 대한 저항의 의미이자 수단이다. 전쟁에 반대해서 벌이는 알몸의 시위가 호소력을 갖는 것은 원래 인간이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109p~110p, 아버지와 아들)

 

그녀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서 발하는 빛이었으며, 자신이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의 순간이었기에.

‘그때 손이라도 잡았어야 했는데…… 아니 사랑한다는 고백이라도 했더라면……’

(149p, 그때 손이라도 잡았어야 했는데)

 

표차는 근소했다. 사람들은 대선을 20세기와 21세기의 대결이라 불렀다. 여당 후보는 20세기, 야당 후보인 이동현은 21세기 출생이었기 때문이다.

보혁 같은 정치색이나 지역감정이 아니라 몇 세기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뚜렷하게 갈린 선거였다.

(162p, 호모 사피엔스 아고라)

 

줄 서서 기다리는 노인들의 표정은 지치고 피로해 보였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지만, 먹기 위해서 사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비루한 삶의 모습이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삶은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었다. 오늘 심을 한 톨의 사과나무 씨앗도 없는 노인들은 모두 죽음의 긴 줄에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그저 한끼의 메뉴를 궁금해했다.

(164p, 호모 사피엔스 아고라)

 

인간의 수명이 채 오십도 안되던 시대에 만들어진 전통적인 혼인제도는 인간의 수명이 그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로 제도의 수명을 거의 다했다.

(179p, 결혼 정년제)

 

참가자들이 용서를 구하는 대상은 가족, 친구, 지인은 물론 다른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고 합니다. 용서를 구하는 방을 나온 어떤 참가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왜 참가자들에게 먼저 용서하라고 했는지. 먼저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행위는 너무나도 염치없는 짓’이라고.

(207p, 고통 없이 도와 드립니다)

 

마치 기성품처럼 제조되었다가 소각되는 인생, 이것이 21세기의 공화국 사람들이 나고 죽는 방식이었다.

(221p, 다시 광장으로)

 

진보와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사실 공화국 정부에는 미래가 없었다. 미래에 대한 정책도 따져 보면 현재를 위한 것이지 미래에 대한 투자는 아니었다. 표는 미래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233p, 이동현 1)

 

동작이 느린 노인들은 젊고 건강한 군과 경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장한 경찰들은 시위대를 뚫고 들어가 노인들을 곤봉으로 마구 때렸다. 달아나는 노인들은 경찰들의 추격을 피하지 못하고 붙잡혀 끌려갔다. 젊은 시민들은 경찰과 정부군에 협조해서 거리에서 노인들을 보는 즉시 어디론가 끌고 가거나 신고했다. 전국에서 수많은 노인이 실종되었으며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노인들은 이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이었다.

(265p~266p, 뻐꾸기 프로젝트)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진격해 오던 장갑차가 돌연 후진하는 것이 아닌가.

“신이시어, 감사합니다.”

한섭 씨는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 모아 신에게 감사드렸다.

(269p, 뻐꾸기 프로젝트)

 

먼저 와서 탕에 몸을 담그고 기다리던 김한섭 대통령이 손을 흔들었다.

‘김한섭 대통령 사우나’를 통째로 빌린 ‘광장의 민주공화국’의 김한섭 대통령은 이동현 대통령과 벌거벗은 채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물이 참 좋지요?”

불그스름한 빛깔이 도는 탕에서는 장미향이 났다.

“수요일은 장미향이라고 합니다. 대통령님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자 여기로 모셨습니다. 괜찮지요?”

(280p, 목욕탕 정상회담)

 

“죽든 살든 너는 나와 함께 간다!”

전신 로봇을 착용한 경찰관이 공포탄을 쏘며 경고하자 달아나던 가죽 재킷이 그대로 멈췄다. 노인을 상대로 퍽치기를 하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붙잡힌 것이었다. 가죽 재킷에게 전자 수갑을 채운 경찰관이 방탄 스마트 헬멧을 벗자 대머리가 드러났다.

(286p, 에필로그)

 

“우리 모두는 원래 없던 것이고 잠시 눈을 뜨고 있다가 감으면 다시 영원히 없는 것일세. 내 죽거든 비석 하나도 세우지 말고 찾아올 필요도 없네. 다 쓸데없는 일이야.”

(299p, 에필로그)

 

[차례]

 

프롤로그

낙타와 바나나 우유

달리의 시간

장발장

축소된 거인 증후군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I Just Died In Your Arms

아버지와 아들

그때 손이라도 잡았어야 했는데

앵그리 실버

호모 사피엔스 아고라

결혼 정년제

고통 없이 도와 드립니다

다시 광장으로

이동현 1

이동현 2

자전거

뻐꾸기 프로젝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목욕탕 정상회담

에필로그

독자 여러분께

 

https://youtu.be/J07wmyi57oc?si=sN47A0txuWveBK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