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8. 28. 21:56

코블러 / 관객의 시간을 훔치는 구두여행자

 

 

맥스(아담 샌들러)는 뉴욕의 변두리에서 가업으로 이어온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소시민입니다. 그의 말벗이라고는 손님들과 바로 옆에서 이발소를 하는 지미(스티브 부세미) 뿐이었죠.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한 흑인 손님이 구두를 맡깁니다. 험악한 인상의 손님은 가게 문 닫을 때 오겠다며 구두를 고쳐 놓으라고 합니다.

 

부리나케 손님의 구두를 수선하는 맥스. 그러나 하필 기계가 고장이 나고 맥스는 급히 조상 대대로 내려온 수동식 제화기를 사용합니다.

 

겨우 시간에 맞춰 구두 수선을 마친 맥스는 오겠다던 손님이 오지 않자 고급스러워 보이는 구두를 한번 신어 보기로 합니다.

 

그러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맥스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맙니다. 바로 구두의 주인으로 변모한 거죠. 급하게 구두를 벗은 맥스는 다른 신발을 신어 봅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4대째 내려오는 제화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맥스는 다른 구두를 꺼내 제화기에 대고 수리를 해봅니다. 그리고 신어 봤더니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남자로 여자로 심지어는 좀비로.. 그때그때 마다 구두 주인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조연 배우 출신의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코블러’(The Cobbler)는 동화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다른 사람의 구두를 신으면 그 사람으로 변하는 능력이 있다. 아주 매력적이죠. 만약 연예인이 자신의 구두를 맡기면? 바로 연예인이 될 수도 있겠죠. 문제는 변신의 효력이 아쉽게도 구두를 신고 있을 때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쭉빵걸의 남친으로 변신한 맥스는 그러나 신발을 벗지 못해 대사를 그르치기도 합니다. ㅎㅎ 신발 신고 할 수도 없고..

 

 

웃기죠?

 

그런데 이 영화의 문제는 뒤로 갈수록 웃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시작한 영화는 맥스가 변신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시사물로 둔갑을 합니다. 마지막에는 맥스의 아버지(더스틴 호프만)가 나타나서 집안의 비밀을 들려주는데 억지 끼워 맞추기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코블러는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한 용두사미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