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8. 29. 10:00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 / 여러분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흩어져 살던 세 딸이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친정인 오클라호마의 오세이지 카운티에 모인다.

 

콜로라도에 사는 큰 딸 바바라(줄리아 로버츠)는 이혼한 남편 빌(이완 맥그리거)과 딸 진(아비게일 브레스린)을 데리고 온다.

 

마이애미에 있는 막내 캐런(줄리엣 루이스)은 세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약혼자 스티브(더모트 멀로니)와 함께 나타난다.

 

유일하게 어머니 곁에 사는 둘째 딸 아이비(줄리안 니콜슨)는 이종사촌인 리틀 찰스(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사랑에 빠져 있다.

 

바람기가 다분한 스티브는 조카가 될 열다섯 살 된 진을 꼬셔서 어떻게 해 볼 궁리를 한다.

 

이 가족 한 마디로 지랄 같다.

 

 

무사히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가족들은 모처럼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고인과 유족들을 위해 기도를 올린 이모부 찰리(크리스 쿠퍼)는 이만하면 장례식 잘 치른 것이라 위로한다. 먼 나라지만 사람들 하는 말과 생각은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구강암에 걸렸으면서도 담배를 입에 물고 사는 어머니 바이올렛(메릴 스트립)은 아버지가 가장 아꼈다는 큰 딸 바바라에게 독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멀리 산다는 이유로 한번 찾아오지도 않는 큰 딸에 대한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바이올렛은 아버지가 남긴 유산은 자신이 상속 받겠다고 한다. 다만 유품은 필요가 없으니 각자 챙겨서 경매에 붙이라고 한다.

 

결국 재산이 문제였을까? 열 뻗친 큰 딸 바바라와 바이올렛은 급기야 몸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부린다.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August : Osage County, 2013, 감독 : 존 웰스)은 어느 가족의 이면을 현미경을 통해 낱낱이 들여다 본 것 같은 작품이다. 카메라는 이면을 넘어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포착했다.

 

이 작품은 물리적 거리보다 정서적 거리가 더 멀 것 같은 미국 중서부의 한적한 농촌의 어느 가족 이야기지만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가족이란 그저 같은 세포를 가진 사람들의 조합이라는 극중 대사와 딸들이 모두 떠나고 나서 자신이 그토록 무시하던 인디언 가정부의 품에 바이올렛이 안기는 장면이 남기는 여운은 길다.

 

 

원작이 연극이라는 이 작품은 주로 극중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릴 스트립을 비롯한 주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인물들의 갈등을 들추어내는 핵심적인 대사는 극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에 대한 국내의 평가는 막장 드라마와 가족의 위기 등으로 요약된다. 이렇게 평가한 분들의 가족들은 정녕 안녕하신가?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