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9. 20. 16:37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My Blueberry Nights)

My Blueberry Nights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My Blueberry Nights, 2007)는 왕가위 감독이 미국에서 미국 배우들과 만든 첫 작품입니다.

 

비록 미국을 배경으로 미국배우들과 촬영했다고 하더라도 왕가위 특유의 현란한 색채감과 '슬로우 셔터'(Slow Shutter)를 이용해 잔상을 남기는 촬영기법은 홍콩시절에 보여준 그대로입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로드 무비랄 수 있는데요,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로라 존스)가 뉴욕에서 멤피스를 거쳐 라스베이거스까지 여행하며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결국은 자신의 사랑을 찾는 내용입니다.

 

 

뉴욕의 엘리자베스는 헤어진 남자친구와 들르던 까페에서 주인 제레미(주드 로)가 만든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마음을 달랩니다.

 

혼자 버스 여행을 떠난 그녀는 멤피스의 한 바에서 나이 든 경찰관 어니와 그의 나이 어린 전처 수린(레이첼 와이즈)을 만나게 됩니다. 술꾼인 어니는 수린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수린은 그렇지 않죠.

 

결국 수린을 잊지 못한 어니는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어니와 수린은 애정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남기고 멤피스를 떠난 엘리자베스는 네바다의 카지노에서 갬블러 레슬리(나탈리 포트먼)를 만납니다. 레슬리에게 돈을 빌려준 엘리자베스는 그녀의 차를 타고 라스베이거스까지 동행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병원에 도착한 레슬리는 비로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무관심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죠.

 

레슬리와 헤어진 엘리자베스는 긴 여행을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까페에 들리죠. 그곳에서 제레미는 여전히 블루베리 파이를 만들며 엘리자베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영상을 읽어야 하는 전형적인 '왕가위표' 영화입니다. 하지만 홍콩 시절 그가 만든 감각적인 영상에 열광했던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어쩐지 신통치 않았습니다. 홍콩의 왕가위가 뉴욕에서 작업을 하면 이름이라도 바꿔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