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9. 11. 10:12

말할 수 없는 비밀(不能說的秘密, Secret)

 

 

피아노를 전공하는 상룬(주걸륜)은 아버지가 교사로 있는 예고로 전학을 와서 청순한 여학생 샤오위(계륜미)를 만난다. 어느 비오는 날,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샤오위를 만난 상륜은 자신의 자전거에 그녀를 태워준다.

 

가슴 속에 사랑의 꽃망울을 틔운 두 사람은 학교 연습실에서 함께 피아노를 치고 축제에서 춤을 추며 그 꽃을 가꿔 나간다.

 

 

 

 

탁월한 피아노 실력을 가진 상룬에게 다른 여학생 칭이(증개현)가 다가오지만 상룬의 마음은 오직 샤오위에게 있다. 하지만 칭이는 마치 샤오위의 존재를 모르는 것처럼 아무런 질투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샤오위는 상룬이 여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것을 알고 살짝 근심을 한다. "내가 없으면 다른 여자 애 만날 거지?"

 

천식을 앓는 샤오위는 결석이 잦은 편이다. 사과가 천식에 좋다는 말을 들은 상룬은 샤오위를 위해 매일 사과 한 개씩을 가지고 학교에 오지만 샤오위를 만나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어느 날 샹룬이 저녁에 연습실에서 만나자고 써서 샤오위에게 전하려던 쪽지(배경은 문자 메시지가 없던 시절인 1999년이다)가 그만 칭이에게 전달되고 만다.

 

그날 저녁 아무 것도 모르는 상룬은 연습실에서 눈을 감고 피아노를 연주하다 칭이와 키스를 나눈다.

 

마침 연습실에 왔던 샤오위는 이 모습을 보고 뛰어 나간다. 청소부가 샤오위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눈을 뜬 상룬은 그녀를 찾지만 아무데서도 샤오위를 볼 수 없다.

 

다시 학교에 나오지 않는 샤오위를 만나기 위해 상룬은 그녀의 집으로 찾아 가지만 천식이 심해 만날 수 없다는 샤오위 어머니의 말을 듣고 돌아 선다.

 

 

 

그렇게 5개월이 흐르고 예술학교 졸업식날. 학생 대표로 뽑혀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기로 한 상룬에게 칭이가 다가와 행운의 팔찌라며 자신의 팔찌를 채워준다. 무대에 오른 상룬은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이 모습을 멀찌감치 떨어저서 샤오위가 보고 있다.

 

연주 도중 샤오위를 발견한 상룬은 연주를 중단하고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 간다. 샤오위와 깊은 포옹을 나눈 샹룬은 그녀에게 다시는 사라지지 말라고 말한다. 아들을 따라 강당 밖으로 나온 상룬의 아버지(황추생)는 무슨 짓이냐며 아들을 나무란다.

 

상룬은 아버지에 이끌려 다시 졸업식장에 들어가며 샤오위에게 교실에서 만나자고 말한다.

 

상룬은 졸업식을 마치고 교실로 찾아가지만 샤오위를 만나지 못한다. 친구들에게 축제에서 자기랑 춤을 췄던 여학생을 보지 못했느냐고 묻자 축제 때 혼자 춤추지 않았느냐고 조소가 돌아 온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서정적으로 흐르던 하이틴 로맨스는 이 부분부터 팬타지로 대전환을 한다.

 

샤오위의 집을 찾은 상룬은 그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샤오위의 방에서 그녀와 자신의 아버지가 함게 찍은 사진을 발견한 상룬은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물어 본다.

 

때는 1979, 인물도 예쁘고 피아노도 잘 치고 공부도 잘 하는 모범생 샤오위는 전학 온 남학생을 만나 사랑을 느끼지만 그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과 만나는 것을 보고 마음을 상한다. 더 큰 문제는 이 남학생이 먼 훗날 전학을 오게 될 학생이었다는 것.

 

샤오위는 자신의 고민을 선생님(상룬의 아버지)에게 털어놓지만 그만 고민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알려지면서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된다.

 

그럼 샤오위는 어떻게 해서 상룬을 만나게 된 것일까?

 

"음표를 따라 여행을 떠나시오.

처음 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이리니

여행을 마치고 나면 빠른 건반을 타고 돌아와야 하리라."

 

우연히 연습실에서 위와 같은 안내문이 쓰인 'Secret'이라는 악보를 발견한 샤오위가 호기심에서 그 곡을 연주하자 전혀 상상치 못했던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중화권 최고의 스타라는 주걸륜이 감독, 각본, 주연 등 13역을 맡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로맨스+팬타지+음악 영화'라는 흔치 않은 성격을 지닌 영화로 지난 2008년 1월 국내 개봉했지만 올해 5월 재개봉되었다.

 

영화 속에서 20년의 시간을 떨어져 있는 샤오위와 상룬을 연결해 주는 것은 피아노 연주다. 피아노를 치며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 ! 황홀하지 않은가?

 

하이틴 로맨스를 그린 영화의 장면들은 버릴 것 없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처리되었다. 샤오위를 연기한 계륜미는 스크린 가득 청초한 아름다움을 남기고 있다. 주걸륜이 직접 연주했다는 영화속 피아노 베틀씬(다른 학생과의 피아노 즉흥 연주 대결)은 그가 왜 중화권 최고의 엔터테이너인지를 보여준다.

 

제법 복잡한 얼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머리보다는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구나 그 시절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한 가지 쯤은 가슴에 품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상룬은 샤오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