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12. 31. 20:07

잭 프로스트(Jack Frost) / 가족용 겨울 동화

 

 

로키산맥의 동쪽 기슭에 위치한 콜로라도의 덴버에서 가까운 산골마을. 초등학교 하키 선수인 찰리(조셉 크로스)는 밴드 활동을 하는 아빠 잭(마이클 키튼)과 은행원인 엄마 개비(켈리 프레스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빠 잭은 가족을 무척 사랑하지만 잦은 투어 활동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잭은 찰리의 중요한 경기에 응원을 가기로 약속했으나 녹음이 늦어진 관계로 약속을 지키지 못합니다.

 

경기도 지고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닌 찰리..

 

그런 찰리를 달래기 위해 잭은 크리스마스에는 산장에 놀러 가자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찰리네 가족이 들뜬 마음으로 산장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에 시동을 걸고 막 떠나려는 찰나, 잭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오디션을 겸한 레코드회사 사장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잭으로서는 레코딩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먼저 개비와 찰리를 보내고 본인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후에 산장으로 가기로 합니다.

 

엄마와 둘이 산장에 도착한 찰리는 어서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다른 멤버들과 길을 떠나던 잭은 도중에 마음을 바꿉니다.

 

"오디션? 그건 뭐, 테이프로 들려주면 되지.."

 

가족에게 달려가기 위해 험한 산길 한가운데서 혼자 차를 돌린 잭. 날은 어둡고 폭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급하게 차를 몰던 잭은 부주의로 그만 산에서 구르고 맙니다.

 

 

 

 

1년 후.

 

아빠를 잃은 찰리는 성격이 어두운 아이로 변해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하키팀에서는 탈퇴했습니다.

 

찰리는 아빠 없이 맞는 크리스마스가 너무나도 원망스럽습니다. 옆집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드는 것을 보고 혼자 눈물을 흘리며 눈사람을 만드는 찰리.

 

그날 저녁, 아빠가 선물한 오래된 하모니카를 만지작 거리며 우울해 하던 찰리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눈사람이 창가로 다가와서는 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 아닙니까?

 

아빠 잭이 눈사람의 몸을 빌려 환생한 것이죠.

 

 

 

 

밴드 활동을 하느라 생전에 찰리와 많은 시간을 가지지 못했음을 후회한 잭은 찰리의 성격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왕따인 찰리를 도와 다른 아이들과 눈싸움도 벌이고 하키 레슨도 합니다. 찰리는 한겨울에 문이란 문은 모두 열어놓고 눈사람 아빠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오죠. 저는 이 부분에서 동심을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성격이 밝아진 찰리는 하키팀에 재입단 하게 됩니다.

 

하지만 눈사람과 대화하는 찰리의 모습을 본 엄마 개비는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합니다.

 

찰리의 경기가 있는 날. 눈사람 아빠 잭은 스스로 경기장까지 찾아갑니다. 이날 따라 날씨가 무척 따뜻해 아스팔트에서 미끄러지는 잭의 몸은 계속 녹아내립니다.

 

경기를 마치고 기진맥진 마치 땀을 흘리듯 녹아내리고 있는 잭을 발견한 찰리는 아빠를 다시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잭은 찰리와의 이별을 준비합니다.

 

 

 

 

'잭 프로스트'(Jack Frost, 트로이 밀러 감독, 1998)는 가족애의 소중함을 한편의 동화로 그린 작품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소홀한 건 한국 아빠나 미국 아빠나 똑 같은 것 같습니다. 저도 할 말 없구요. 제 주변에도 일 때문에 가족과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한 걸 자랑삼아 말하는 직장인들이 더러 있습니다.

 

물론 아빠와 직장인으로서 두 가지 노릇 모두 잘 해내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좋은 아빠는 좋은 직장인이 될 수 없어도 좋은 직장인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대부분 좋은 직장인을 선택하게 되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 역할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대부분 남성들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현대 남성의 지위, 모습 이런 건 관련 영화에서 논하기로 하구요, 잭 프로스트, 온 가족이 함께 하기 참 좋은 영화입니다.

 

 

 

우리 말로 동장군(冬將軍)이라는 뜻의 '잭 프로스트'는 아빠 잭의 이름이자 활동하는 밴드의 이름입니다.

 

찰리 역을 맡은 조셉 크로스의 연기는 다부집니다. 영화가 나온지 17년 되었는데 크게 성장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86년생이니까 성장을 좀 더 지켜봐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