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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쉬 걸 / 자아를 찾아서
‘대니쉬 걸’(The Danish Girl, 감독 톰 후퍼)은 정의하자면 배우들의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남자주연상을 두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에디 레드메인의 열연도 열연이지만 요즘 헐리웃 대세녀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출연 영화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의 연기도 튼튼하다.
연출자인 아카데미 감독상 출신의 톰 후퍼 감독은 안정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한 숙달된 운전자라고 할까? 그의 연출로부터 뭔가 새로운 느낌을 얻긴 어려워 보인다.
영화의 줄거리는 포털에 친절하게 나와있듯 최초의 성전환 수술자라는 덴마크 화가 아이나 베게너의 이야기다.
자신 안에 여성을 가지고 태어난 남성화가인 베게너(에디 레드메인)는 아내이자 역시 화가인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부분 모델을 하다가 자신 속의 여성성을 발견한다.
이후 영화는 베게너가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카메라로 따라간다.
‘대니쉬 걸’은 베게너의 자아 찾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내적 갈등 또는 주변부와 갈등은 약하게 다뤄진 편이다. 아내인 게르다는 남편의 방황에 당황하지만 성전환 수술을 받겠다는 결심에는 큰 동요 없이 협조적이다.(때는 거의 백 년 전인 1920년대다)
아울러 베게너가 자신 안의 여성을 발견하는 과정과 계기도 어느 날 문득이다. (어린 시절 동성 친구와 키스한 사실로 베게너 안에 여성이 있었음을 말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수준이다) 다만 초반부터 베게너라는 인물이 여성적이라는 느낌은 갖게 되는데 이는 전적으로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에 의한 것이다.
결국 ‘대니쉬 걸’은 그 동안 숱한 작품들의 주제가 된 자아 찾기를 색다르다면 색다른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를 통해 그 이상을 발견하기란 어렵다는 말이다.
이 영화가 이번 아카데미에서 남녀 연기상(남우주연, 여우조연) 부문에는 노미네이션 되었지만 연출 및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걸 두고 아카데미의 보수성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는데 아카데미가 보수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다른 영화제에도 주로 연기상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201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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