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스릴러 2016. 6. 5. 00:34

더 보이 / 초여름 밤의 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하나

 

젊은 처자 홀로 숲이 우거진 아주 외진 곳으로 간다. 목적지까지 처자를 데려다주는 기사는 백미러로 자꾸만 처자를 흘끔거리고 처자는 벌어진 가슴 섶을 여민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다.

 

 

무서운 이야기 둘

 

젊은 처자가 도착한 곳은 외딴 곳에 있는 고성(古城) 같은 대저택. 마치 동화 속의 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와이파이도 인터넷도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다. 이제 처자는 외딴 곳에서 두절되었다. 그런데 동화 속의 성에 누가 살고 있더라? 백설공주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무서운 이야기 셋

 

처자가 외진 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보모 일을 하기 위해서다. 나이든 집 주인 부부는 아들이라며 처자 앞에 어린아이 인형을 내놓는다. 그러면서 몇 가지 규칙을 정해주고 준수하라고 한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지켜보니 인형에 대한 노부부의 정성이 장난 아니다. 절대 혼자 두지 말라고 당부하며 며칠 후 노부부는 여행을 떠난다.

 

 

하나도 안 무섭다고? 그럼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시라.

 

당황하거나 황당한 그레타(로렌 코핸) 앞에 젊은 남자가 나타난다. 가끔씩 대저택에 식료품을 배달하는 말콤(루퍼트 에반스)이라는 이 남자는 노부부의 사연을 들려준다.

 

노부부에게는 브람스라는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저택에 화재가 나서 그만 불에 타 죽고 말았다. 이렇게 말한 말콤은 그레타를 브람스의 무덤으로 안내한다.

 

그러면 노부부는 불에 타 죽은 아들의 인형을 만들어 아들처럼 대하는 것일까?

 

 

대저택에 인형과 함께 남은 그레타가 샤워를 한다. 이러면 무서운 이야기 넷인가? 이 때 카메라는 그레타의 시각이 아니라 그레타의 벗은 몸을 쓸어보는 제3자의 시각이다. 이상한 일이 아닌가? 대저택에는 그레타와 인형 밖에 없는데.

 

샤워를 마친 그레타가 벗어 놓은 옷을 찾는데 그만 옷이 없어졌다. 이상한 예감이 든 그레타는 타월로 몸을 두른 채 욕실 밖으로 나온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긴 했다. 저택에 온 첫날 벗어 놓은 구두가 스스로 없어진 것이다. 안주인인 힐셔 여사는 브람스의 장난이라 했지만 그레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인형의 장난이라니.

 

이상한 일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노부부가 여행을 떠난 후 그레타가 인형의 옷도 갈아입혀 주지 않고 놀아 주지도 않고 굿나잇 키스도 해주지 않자 인형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유선 전화 벨소리가 울려 퍼진다. ‘헬로우잔뜩 긴장한 그레타가 전화를 받는다. 그 때 들려오는 아이 목소리, ‘그레타 나랑 놀아 줘

 

 

이거 무서운 이야기 맞지?

 

혼비백산한 그레타 앞에 마침 말콤이 나타난다.

 

그레타에게 말콤은 브람스의 이야기를 추가로 들려준다. 브람스가 불에 타 죽기 전에 브람스의 여차 친구가 두개골이 깨진 시신으로 숲에서 발견되었다. 누가 소녀를 죽였는지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그레타는 말콤에게 자신이 보고 겪은 것을 들려준다. 돌아 갈 수 없는 말콤은 대저택에서 그레타를 지켜주기로 결심한다. 자연스레 두 남녀는 입을 맞추고 서로를 끌어안는다.

 

이럴 때 틈을 보이는 남녀는 실은 위험하다. 공포 영화를 보면 그 장면을 누군가는 꼭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 브랜트 벨 감독의 신작 더 보이는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대저택. 그리고 살아 있는 인형. 여기에 아름다운 여주인공 그레타와 훈남 말콤의 로맨스를 더했다.

 

영화는 나중에 폭력적인 그레타의 전 남친 콜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려고 하다 쉬운 결말을 택한다.

 

 

사실 그레타는 유산의 아픔을 가진 여성이다. 브람스에 대한 감정에 그레타의 모성을 녹였더라면 가슴 찡한 보기 드문 스릴러가 될 뻔했지만 감독의 감성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더 보이는 요즘 보기 드문 정통 공포물이다. 석연치 않은 스토리를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미루지 않는다. 보고 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른 여름 얻은 득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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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