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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 / 인간 대 상어
여름이면 해마다 나타나는 그놈이 처음 나타난 해는 1975년이었습니다.
미국 북동부 뉴 잉글랜드 지방의 작은 섬 아미티. 관광 외에 산업 자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섬 전체가 한 철 벌어 일 년을 사는 전형적인 휴양지였죠. 한마디로 해수욕장이 있는 우리나라의 해안 마을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곳입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해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때 한 남성이 홀로 앉아있는 여성에게 가서 수작을 걸어보려고 하자 여성은 ‘나 잡아봐라’ 식으로 달려가더니 옷을 벗고는 바다로 뛰어듭니다.
이 여성의 역할은 안타깝게도 첫 번째 희생자입니다.
여성의 사체를 검안한 마을의 경찰서장 브로디(로이 샤이더)는 상어의 공격임을 직감하고 시장(머레이 해밀턴)에게 해수욕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건의하지만, 시장은 한철 벌어 일 년을 사는 곳이라며 그의 건의를 묵살합니다.
이후 희생자가 계속 발생하자 마을 회의가 열리고 퀸트(로버트 쇼)라는 어부가 만 달러를 주면 자신이 상어를 처리하겠다고 하지만 시장은 거부합니다.
대신 시장이 현상금을 걸자 너도나도 상어를 잡겠다고 나서고 거대한 상어가 잡히자 시장은 본격적으로 해수욕장을 열고 관광객들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에 의해 잡힌 상어는 그놈이 아니었습니다. 섬을 찾은 해양 생물학자 후퍼(리처드 드레이퓨스)는 브로디 앞에서 상어의 배를 갈라 보이며 그놈이 아니라고 단정합니다.
결국 브로디는 후퍼 그리고 퀸트와 함께 그놈을 사냥하기로 결심합니다.
‘죠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1975)는 ‘딥 블루 씨’, ‘언더 워터’, ‘47m’, ‘메가로돈’ 등 이후 나타난 그놈들의 원조 격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죠스’는 단순한 재난 + 공포영화의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피터 벤츨리라는 미국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허먼 멜빌이 ‘백경’에서 인간과 고래의 대결을 그린 것처럼 인간과 상어의 대결에 초첨을 두고 있죠.
상어 사냥꾼 퀸트는 2차 대전 당시 군함이 침몰하여 바다에서 표류 중 동료들이 상어에게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 인물입니다. 백경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에이허브 선장처럼 그도 백상아리에게 깊은 복수심을 가지고 있죠. 백상아리에게 공격을 받은 배에 물이 차 브로디가 본부를 호출하자 무전기를 박살내 버리는 그의 눈은 복수심으로 이글거립니다.
상어도 많이 다치고 배도 전파된 상황에서 브로디의 기지로 인간 대 상어의 대결은 인간의 승리로 끝나지만 퀸트는 상어에게 희생된 뒤였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에서 인간의 물질적 탐욕을 경계합니다. 상어가 나타나 희생자가 발생한 해수욕장을 폐쇄하였더라면 더 큰 희생을 방지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인간의 탐욕이 더 큰 희생을 초래하고 맙니다. 후반부는 과유불급의 복수심을 보여줍니다. 무리하게 상어를 쫓은 결과 배의 엔진이 타버리고 길이 8미터, 몸무게 3톤의 거대한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은 배는 전파되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복수심에 불타던 퀸트가 그만 상어에게 먹힌 거죠.
‘죠스’는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연 작품으로 7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에서만 2.7억 달러,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은 4.8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이었습니다.
PS1 : 영화의 첫 번재 희생자 크리스 왓킨스 역할을 맡은 수잔 백클리니가 지난 (2024년) 5월11일 향년 77세로 사망했다.
PS2 : 스필버그 감독은 2022년 12월18일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죠스’를 연출한 것을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상어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묘사하는 바람에 상어에 대한 혐오감이 높아져 전 세계에서 상어가 남획되었기 때문.
202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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