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스릴러 2015. 7. 18. 10:51

더 리치 / 사막의 서바이벌 게임

 

수렵 가이드 벤(제레미 어바인)은 어느 날 사냥을 즐기러 온 부유한 사업가 매덱(마이클 더글라스)으로부터 모하비 사막을 안내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사막에서 길을 찾고 큰 뿔 양이 다니는 길목을 지키는 것이 벤의 일.

 

최고급 레저카를 몰고 최신식 사냥총을 소지한 매덱은 그러나 수렵허가증이 없어 사냥을 할 형편이 못되었다. 이 점을 벤이 지적하자 웃돈을 얹어주는 매덱.

 

돈이면 뭐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디나 있는 법이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매덱을 안내하며 큰 뿔 양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벤.

 

 

이윽고 멀리서 살아있는 것의 움직임을 포착한 찰나, 계곡을 찢어놓는 한 발의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벤이 움직이는 것의 정체를 확인도 하기 전에 그만 매덱이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매덱과 함께 쓰러진 것을 확인하러 언덕 위로 올라간다.

 

그런데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은 큰 뿔 양이 아니라 사람.

 

오 마이 갓’.

 

잠시 우두망찰했던 노회한 사업가 매덱은 벤에게 미래를 보장하며 자신의 실수를 눈감아 달라고 하지만 벤은 그럴 수 없다. 결국 딜이 깨지자 벤을 죽이려 드는 매덱.

 

내 손으로 자네를 죽이진 않겠어. 그렇지만 자네가 죽는 걸 지켜보겠어. 옷과 신발을 벗고 사막을 걸어 가. 어서.’

 

한낮 기온이 무려 54도까지 오른다는 사막 한 가운데서 과연 벤은 생존할 수 있을까?

 

 

더 리’(Beyond the Reach, 감독 : 진 밥티스트 레오네티)는 어떠한 군더더기도 없이 진행된다. 인물도 사실상 벤과 매덱 뿐. 두 사람은 상영 시간 거의 내내 사막에서 쫓고 쫓기는 사투를 벌인다. 총을 가진 메덱은 벤을 벌거벗긴 후 사막을 걷게 한다. 태양이 그를 죽이게 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사막 가이드 벤의 생존력은 의외로 강했다. 모뉴먼트 밸리의 지형을 활용해 매덱의 눈을 속이며 숨바꼭질을 벌이던 벤은 매덱과 달리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총구로부터 도망치려는 자와 그를 쫓는 자의 대결은 사막에 내려 쬐는 한낮의 태양만큼이나 뜨겁다. 두 사내의 대결을 보며 관객들은 숨을 쉬기가 불편할 만큼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다.

 

 

문제는 뒷정리다. 영화는 2차 긴장감을 주려는 듯 스릴러의 일반 공식을 빗겨가지만 도리어 어설프게 끝맺음을 하고 말았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다만 더위는 확실하게 물리치는 한 시간 반의 힘이다.

 

2015.7.18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