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8. 29. 20:30

파파로티 / 예고에 입학한 조폭

 

 

파파로티’(감독 윤종찬, 2012)는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예고에 입학한 조직폭력배의 좌충우돌을 그렸다는 점에서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2001)와 비슷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다.

 

하지만 파파로티는 주인공이 조폭 출신의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빼면 우리나라에서 숱하게 제작된 조폭영화의 계보를 영화는 아니다.

 

 

장호(이제훈), 낮에는 예고생이지만 밤에는 업소를 관리하는 무서운 조폭이다. 이런 장호가 예고에 입학한 것은 졸업장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성악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이런 학생 받아 콩쿠르에서 우승시키면 소문나서 좋고.

 

한편 장호의 담임이자 지도교사인 상진(한석규)은 학생 같지 않은 장호가 못마땅하다. 일부러 그의 노래를 들어보지도 않던 상진은 하지만 그의 노래를 들어 본 후 자신의 전부를 걸기로 하는데..

 

 

파파로티는 친일논란에 휩싸인 대작 청연(2005)’으로 아쉽게 날개를 접은 윤종찬 감독의 작품이다. 문제는 이 영화 역시 조폭미화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는 것.

 

영화는 실제로 밤에는 업소 관리를 하며 성악을 공부했던 김호중씨의 이야기를 극으로 구성한 것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조폭 학생과 지도 교사의 기싸움이다. 주차장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는데 하필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에 입학하러 오는 조폭이 타고 있었다는 등의 설정이 눈에 거슬리지만 강석규의 연기가 영화를 무난히 끌고 간다.

 

후반부는 손을 씻고 성악 공부에 목숨을 거는 장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상진의 숨은 비밀이 드러난다.

 

 

파파로티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출발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시종 진부하다. 하지만 신파 특유의 감동 코드가 심어져 있으며 한석규-이제훈의 활약으로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한석규의 코믹 연기에 주연 같은 조연배우 오달수의 감초 연기가 다소 가렸다. 영화를 끌고 가는 한석규의 힘은 그만큼 세다.

 

 

PS : 제목은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이름을 살짝 손 댄 것이다. 그런데 파바로티가 왜 파파로티가 되었을까? 그것은 파바로티의 이름을 쓰려면 거액의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했기 때문. 파파로티는 ‘The Beatles’처럼 다른 명사의 철자를 살짝 바꿔 고유명사화한 성공적인 사례다. 영화 속에서는 장호가 파바로티를 파파로티로 잘 못 알자 상진이 파바로티로 바로 잡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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