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8. 9. 21:05

암살 / 최동훈의 ‘타란티노식’ 복수극

 

 

범죄의 재구성’(2004) 이후 네 편의 연출작을 통해 무려 2,800만 관객을 모은 최동훈 감독의 다섯 번째 연출작 암살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

 

일제시대, 친일파를 처단하는 내용을 담은 암살은 8일 기준 85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광복절이 든 다음 주 천만 돌파가 확실시 된.

 

이렇게 되면 최동훈 감독은 운제균 감독(해운대, 국제시장)에 이어 두 편의 천만 영화를 연출한 두 번 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최감독이 연출한 첫 번 째 천 만 영화는 도둑들)

 

 

1933, 김구 선생(김홍파)은 친일 사업가 강인국(이경영)과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 카와구치를 살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는 종로경찰서를 탈출해 항저우(당시에는 임시정부가 일본의 탄압을 피해 항저우로 옮겨있었다) 임시정부로 들어온 경무국 염석진 대장(이정재)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끊임없이 의심한다. 도대체 악명 높은 종로경찰서에서 어떻게 탈출했다는 말인가?

 

 

그러나 염석진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폭파 전문가 황덕삼(최덕문)을 강인국과 카와구치를 제거하기 위한 팀으로 구성하고 한성으로 급파한다.

 

한편 상해에서 활동 중인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은 우연히 프랑스 조계지역의 한 호텔에서 안옥윤을 만나 목숨을 건진다. 프랑스군의 불심검문에 걸렸으나 안옥윤과 부부행세를 해서 빠져나온 것이다. 하와이 피스톨은 이름을 물어보지만 안옥윤은 알려주지 않는다.

 

하와이 피스톨 역시 그의 종자 영감(오달수)과 함께 친일파를 암살하기 위해 한성으로 들어간다. 하와이 피스톨에게 살해 대상자의 국적이나 정치관은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거액의 지급을 약속한 의뢰인으로부터 자신의 타겟이 친일파라고 들었을 뿐이다.

 

이렇게 해서 한성에는 다섯 사람의 암살 전문가가 모여들고 정보를 입수한 일제의 경호계획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영화 암살은 결국 임시정부의 명령으로 친일파를 제거하기 위해 한성에 모인 세 사람의 대원과 또 다른 임무를 받고 한성에 잠입한 두 사람의 청부살인업자 그리고 염석진과 강인구에 관한 이야기다. 좀 더 정리하자면 안옥윤 역의 전지현, 속사포 역의 조진웅,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 그리고 이들을 사주한 염석진과 친일파 강인구의 관계가 얽히고 섥히면서 타란티노식복수극이 펼쳐진다.

 

 

이야기는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간다. 디테일은 생략되기 때문에 관객은 결과만 받아들이면 된다.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족이랄 수도 있는 해방 이후의 부분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과감한 역사 비틀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캐릭터 강인구를 잡아주는 힘은 그를 연기한 이경영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조연오달수는 그냥 존재만으로 역할이 된다. 다양한 캐릭터의 백화점 같지만 실은 배우들의 백화점이며 그들의 영화다.

 

 

2015.8.9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