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8. 6. 12:30

라이드 : 나에게로의 여행 / 전형적인 계절성 영화

 

 

계절의 영향인지 최근 서핑에 관련된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고 있습니다. 한 편은 서프 뮤직으로 유명한 미국의 록 밴드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삶과 사랑을 그린 러브 앤 머시이며 또 다른 한 편은 라이드 : 나에게로의 여행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러브 앤 머시를 먼저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실은 북미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러브 앤 머시보다 라이드 : 나에게로의 여행’(이하 라이드)이 먼저 개봉한 작품입니다. 

 

 

뉴욕의 잘 나가는 출판사 편집장 재키(헬렌 헌트)는 소위 아들바보엄마입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앤젤로(브렌든 스웨이츠)가 대학생이 되었음에도 사사건건 간섭할 정도로 아들 사랑이 유별난 엄마였죠. 마침 앤젤로가 작가 지망생이라 원고 교정은 필수.

 

하지만 재키의 도를 지나친 아들 사랑은 앤젤로에게는 불필요한 간섭일 뿐이었습니다. 엄마의 간섭을 견디다 못한 앤젤로는 학교를 자퇴하고 달아나듯 LA로 날아갑니다.

 

뒤늦게 앤젤로가 학교를 그만 두고 LA로 갔다는 사실을 안 재키는 일도 팽겨둔 채 아들을 찾으러 LA로 떠나죠.

 

영화는 빌딩 숲으로 꽉 막힌 뉴욕의 거리와 시원한 LA의 해변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대도시인 LA라고 빌딩 숲이 없겠습니까만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봐야죠.

 

LA에서 재키가 겪는 상황은 상당히 의도적입니다.

 

자신을 찾아온 엄마에게 앤젤로는 수영장에서 자기 관리나 하던 엄마는 절대로 거친 파도를 타지 못할 거라며 서핑 장비를 챙겨 바다로 향합니다. 따라오려면 따라와 보라는 식이었죠.

 

뉴욕에서 LA까지는 왔지만 더 이상은 쫓아올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들의 말에 자극을 받은 뉴욕의 커리어 우먼은 놀랍게도 걸음마 하듯 서핑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키는 띠동갑은 되어 보이는 연하의 서핑 강사 이안(루크 윌슨)과 썸을 탑니다. 오직 아들 하나 바라보고 일에 묻혀 살던 뉴요커의 변신을 표현한 연출이겠지만 작위적이고 이지 고잉으로 보이더군요.

 

 

노출이 심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입니다. 영등위의 심의는 너무 보이는 것만 기준으로 삼는 것 같습니다. 서핑 강사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잠자리를 함께하는 상황을 청소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재키가 조심스럽게 서핑을 배우는 과정은 곧 새로운 세계로의 떠남입니다. 이 영화의 우리말 부제를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붙였는데 너무 친절한 제목이라는.

 

영화는 말미에 이르러 재키가 앤젤로에게 그토록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여줍니다. 파도를 타면서 재키는 모든 것을 내려놓죠.

 

LA의 베니스 비치에서 촬영했다는 라이드는 이것저것을 떠나 눈이 시원해지는 청량감 하나 만은 최고입니다. 영화를 연출하기도 한 헬렌 헌트는 실제로 서핑 매니아라고 합니다. 우리나이로 쉰셋의 여배우인데 몸매는 존경스러운 수준이더군요. ㅎㅎㅎ

 

2015.8.6 블루 하이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