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폭력탐구 2016. 1. 5. 13:38

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폭력

 

 

미국 인디애나주의 밀브룩에서 조그마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톰 스톨(비고 모텐슨)은 어느 날 자신의 가게에 침입해 손님과 종업원을 위협하는 강도를 처치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무용담은 매스컴을 통해 전 미국에 알려지고 톰은 영웅으로 칭송 받는다.

 

 

톰의 영웅담이 알려지고 난 후 레스토랑에 칼 포가티(에드 해리스)라는 악한이 찾아와 톰을 '조이'라고 부르며 아는 체를 한다. 칼은 톰의 본명이 '조이 쿠삭'이며 원래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하던 킬러라고 말한다.

 

톰은 칼의 말을 부인하지만 칼은 집요하게 톰에게 접근한다. 마을 보안관은 칼이 동부의 유명한 조폭이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그러나 칼은 톰의 아들 잭을 납치하여 수하들과 톰의 집에 나타난다. 그는 톰이 순순히 자신들을 따르면 잭을 풀어 주겠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개봉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2005)는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

 

 

선한 이미지와 악한 이미지가 교차하는 작품의 주인공 톰은 우리 영화 '비열한 거리'(유하 감독)의 주인공 '병두'(조인성)를 연상케 한다. 병두가 선한 아들이고 오빠이자 비열한 조폭이듯 톰은 친절한 레스토랑 주인이자 아내를 뜨겁게 사랑하는 선한 남편의 얼굴에 냉혹한 킬러를 감추고 있는 사내다.

 

미세한 표정 변화만으로 평범한 사내에서 킬러로 변신하는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뛰어나다.

 

필라델피아의 냉혹한 킬러 조이는 인디애나의 선한 사내 톰이 가진 본능이며, 그 본능의 본질은 폭력이다.

 

결정적인 고비마다 톰을 구하는 것은 그 안의 '조이'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다.

 

 

학교에서 톰의 아들 잭을 위협하던 불량배는 차를 몰고 불법 유턴을 하다 마주친 낯선 사내의 눈빛에 기가 눌린다. 그 사내는 레스토랑을 털려다 톰에게 죽임을 당하고 잭은 아버지에게 총을 겨눈 칼을 죽인다. 물고 물리는 폭력의 고리를 통해 크로넨버그는 폭력의 한계를 보여 준다.

 

누가 행사하든 폭력은 정의를 대변하지 못한다. 폭력의 결과가 말하는 것은 그저 강한 폭력이 약한 폭력을 제압한다는 평범한 사실 뿐이다.

 

 

영화는 길지 않은 러닝 타임(95)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영화의 폭력 장면은 자극적이며, 톰과 아내가 나누는 정사는 격렬하다. 정작 배드신에서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던 아내(마리아 벨로)는 불필요한 장면에서 올 누드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