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6. 1. 24. 21:01

유스 / Age of Seventies

 

 

인생 백세 시대라고 한다. 평균 수명이 일흔 다섯이던 시대와 비교하면 무려 스물다섯 해를 더 산다는 말이다. 75년을 살고도 25년을 더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프레드 벨린저(마이클 케인), 은퇴한 세계적인 지휘자입니다. 해마다 들리는 스위스의 한 휴양지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딸 레나(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오랜 친구이자 사돈으로 영화감독인 믹(하비 케이클)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믹은 다음 작품을 구상하느라 휴가 중에도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만 프레드는 믹과 달리 산책하고 스파하고 마사지 받는 게 일과의 전부입니다. 그는 그의 대표곡인 심플 송을 연주해 달라는 영국여왕의 거듭된 요청도 마다하고 있습니다.

 

대신 프레드는 산책 중 자연이 내는 소리에서 화음을 발견하고 팔을 휘저어 봅니다. 영국여왕의 요청도 한사코 마다하는 그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친구 프레드와는 달리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을 구상 중인 믹. 어느 날 프레드와 스파를 즐기던 그에게 여러 작품을 함께 했던 여배우 브렌다(제인 폰다)가 찾아옵니다.

 

한 걸음에 달려나가 오스카를 두 번이나 받은 대배우를 맞이하는 믹. 하지만 브렌다가 그를 찾아 온 이유는 출연 제의를 거절하기 위함입니다. 브랜다가 대신 돈이 되는 TV 프로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하자 믹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결국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브랜다는 실은 당신 작품은 이제 쓰레기라고 악담을 퍼붓습니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유스’(Youth)는 결코 친절한 영화가 아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두 노장 예술가에게 있다. 은퇴한 지휘자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영화감독. 이 두 사람의 행보는 휴양지에서 겪은 사건을 계기로 크로스된다.

 

영화 속에는 두 사람 외에 전직 축구선수와 전도유망한 영화배우 등 유명인사가 등장한다.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감독은 젊음과 늙음을 콘트라스트한다.

 

 

 

 

두 거장이 아침마다 나누는 대화는 소변 시원하게 봤냐는 것이다. 소변 한번 시원하게 보는 것이 소원인 두 남성은 그러나 전라로 스파에 나타난 미스 유니버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감독은 늙음과 욕망 사이의 갈등을 이 한 장면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젊어서는 미래를 보지만 늙어서는 과거를 본다고 말한 믹은 실은 자신이 과거에 붙잡혀 있었음을 깨닫는다. 반면 은퇴를 선언했던 프레드는 이후 여왕을 위한 특설 무대에 오른다.

 

 

 

 

인생 백세 시대에 일흔이란 나이는 참으로 애매하다. 과거를 봐야 하는가? 미래를 봐야 하는가?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은 아니다’(은교 에서)

 

 

 

 

PS1 : 이 영화를 연출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이제 마흔 다섯이다. 칠십 대에 이르러 이 작품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까?

 

PS2 : 이 영화는 유럽 영화답게 미스 유니버스로 분한 마달리나 다이애나 기니어의 전라 노출과 그밖에도 수위가 높은 잦은 노출에도 불구하고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마달리나 다이애나 기니어의 노출은 영화상 필요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노출이 잦고 여든 가까운 노인들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영화에 15세 관람가라니. 자주 말하지만 참으로 난해한 것이 영등위의 정신세계다.

 

2016.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