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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 홍콩 누아르의 고전
지금은 홍콩 누아르의 고전의 자리에 있는 ‘영웅본색’(1986, 오우삼 감독)은 국내에서는 재개봉관과 동시상영관을 거치며 뒤늦게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
1970~80년대의 홍콩 영화는 이소룡 – 성룡 – 이연걸로 이어지는 고전 무협 영화가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영향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활극에 변화를 주게 되는데 ‘프로젝트 A’(1983), ‘쾌찬차’(1984), ‘폴리스 스토리’(1985) 등 활극적 요소에 양장을 입힌 작품들이 그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세 작품 모두 성룡이 주연을 했군요.
홍콩 영화가 이렇게 변화를 모색하던 즈음 홍콩 영화로서는 매우 낯선 스타일의 누아르 물이 선보이는데 바로 ‘영웅본색’이었습니다.
위조 달러를 유통해서 돈을 버는 조직폭력배 아호(적룡)와 마크(주윤발)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경찰관 동생 아걸(장국영)을 둔 아호는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손을 씻기로 하고 대만으로 건너가지만, 부하인 아성(이자웅)의 배신으로 대만 경찰에 자수하게 된다.
아호가 복역 중에 조직은 아호의 부친을 납치하려다 그만 살해하고 만다. 아걸은 부친으로부터 형의 비밀을 듣는다. 한편 마크는 아호의 복수를 하다가 다리에 총을 맞아 절름발이가 된다.
몇 년 후 대만에서 복역을 마치고 다시 홍콩으로 건너온 아호는 택시기사로 성실하게 살아간다. 아성은 조용히 사는 아호에게 접근해 함께 일하자고 회유하지만, 아호가 거절하자 경찰인 아걸마저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에 분노한 마크는 홀로 조직에 침투해 아성의 비밀이 담긴 테이프를 훔쳐내고 아호에게 넘긴다. 아호는 아성에게 200만 달러와 테이프를 바꾸자고 한다. 드디어 약속 장소에서 만난 아성 일당과 아호와 마크. 하지만 아걸의 등장으로 일은 꼬여 버리는데...
배신과 복수의 골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영웅본색’ 역시 칼과 창에서 총으로 무기만 바꿔 들었지 무협 영화의 틀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는 대사가 나오는 것을 봐도 이 작품은 옷을 바꿔 입은 무협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마크로 활약한 주윤발의 연기가 워낙 인상적이라 이 영화는 마치 주윤발이 주연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은 아호 역의 적룡이 주연입니다. 이 영화는 이후 3편까지 시리즈물로 제작되는데 2편부터는 주윤발이 주연이죠.
‘영웅본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얻은 주윤발의 인기는 어마어마해서 지금도 출시 중인 롯데칠성음료의 우유탄산음료 밀키스 CF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밀키스는 우유탄산음료 시장의 후발 주자였는데 주윤걸 덕분으로 단숨에 매출 1위에 올라섰으며 지금까지도 이 시장의 대표 음료로 남아 있죠.
202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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