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22. 12. 11. 22:20

마제스틱 / 미국적 가치에 대해

 

2차대전을 함께 극복한 동서 양 진영은 1950년대 들어 치열한 체제 경쟁을 벌인다. 이에 반공 운동인 매카시즘이 정치계는 물론 할리우드까지 전 미국 사회를 집어삼켜 배우, 작가, 감독들은 국회에 불려 나가 자신이 공산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고백해야 했다.

 

 

1951년 할리우드. 신인 작가 피터 애플턴(짐 캐리)사하라의 해적들이라는 작품으로 신고식을 치르고 영화의 여주인공과 로맨스를 즐긴다. 성공의 문턱을 밟은 것이다. 하지만 피터도 매카시즘이 광풍을 피하지 못했다. 대학 시절 잠시 가입했던 서클이 문제가 되어 의회에서 사상 검증을 한다며 그를 부른 것이다.

 

무엇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할리우드에서 골치 아픈 문제를 떠맡으면서까지 피터에게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 추진 중이던 차기작이 엎어지자 술을 마시고 해안을 달리던 피터는 사고를 일으키고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로손이라는 작은 마을의 바닷가였다. 피터를 구한 노인은 그를 마을에 데려가는데 사람들은 그를 보고 루크라고 부르며 환대했다. 루크는 2차 대전에 참전하여 여덟 명의 목숨을 구하고 실종된 전쟁 영웅으로 해리라는 극장주의 아들이었다. 루크가 생환했다고 믿은 해리는 피터를 집으로 데려간다.

 

사고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피터는 해리와 루크의 약혼녀 아델마저 자신을 루크라고 하자 자신을 루크라고 믿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해리의 극장 마제스틱에서는 피터의 작품인 사하라의 해적들을 상영한다. 영사실에서 영화를 보던 피터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대사가 나오는 자신을 발견하고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마제스틱’(The Majestic)은 아카데미에서 단한 개의 트로피도 건지지 못한 비운의 대작 쇼생크 탈출의 연출자인 프랭크 다라본트의 2001년도 작품이다. 매카시즘의 광풍에 휘말린 신인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미국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전쟁 영웅 루크의 이야기는 사실 미국의 가치를 극적으로 부각하기 위한 장치다. 루크가 자신을 희생하며 지키고자 한 미국적 가치는 무엇인가.

 

의회의 청문회에 선 피터는 자신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진술서를 읽는 대신 종교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헌법을 읽는다. 무척 쉬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영화는 멀리 돌아왔다. 하지만 로손에 다녀온 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마제스틱은 영화적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2022.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