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7. 30. 08:30

인사이드 아웃 / 감정의 의인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픽사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감독 : 피트 닥터)은 기쁨(Joy), 슬픔(Sadness), 공포(Fear), 분노(Anger), 혐오(Disgust) 등 인간의 다섯 감정을 의인화하여 뇌 속에서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고 기억이 저장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그린 작품이다.

 

 

막 사춘기에 접어 든 소녀 라일라는 아빠를 따라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온다. 한적한 시골 출신인 라일라에게 대도시에서의 삶은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라일라는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다섯 감정 캐릭터는 라일라의 마음속에서 우왕좌왕, 좌충우돌 일대 혼란을 일으킨다.

 

각각 기쁨(기쁨이), 슬픔(슬픔이), 공포(소심이), 분노(버럭이), 혐오(까칠이)를 담당하는 감정들이 라일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면 라일라가 처한 외부 환경적인 요인이 다섯 감정을 움직이는 것일까?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에 걸린 라일라는 고향인 미네소타로 돌아가기 위해 가출을 결행한다. 이에 따라 라일라 마음속의 다섯 캐릭터들도 모험을 시작한다.

 

질품노도의 시기에 접어든 라일라가 가출을 했듯이 다섯 캐릭터들 가운데 기쁨이와 슬픔이가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이탈하여 뇌 속을 여행한다.

 

라일라의 뇌 속은 기억 저장소, 꿈 제작소, 기억 쓰레기장 등으로 구분된다. 라일라의 모든 기억은 감정에 따라 형형색색인 기억의 구슬로 표현되고 기억의 구슬들은 기억 저장소에 보관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기억 쓰레기장에서 폐기된다. 그렇게 망각을 하는 것이다. 꿈 제작소는 마치 영화 스튜디오처럼 꿈을 연출하는 장소다. 뇌 속에서는 생각의 기차를 타고 각 공간을 이동한다.

 

 

오래 전에 초소형 잠수정에 타고 사람의 신체 속으로 들어가 병을 치유한다는 바디 캡슐’(Fantastic Voyage, 1966)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바디 캡슐이 신체 속을 탐험하는 내용이라면 인사이드 아웃은 마음속의 모험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소재는 매력적이다. 픽사는 매력적인 소재에 인간의 모든 감정은 각각의 기능이 있고 필요하다는 교훈성을 넣고 헐리웃 특유의 가족애를 더했다. 라일라는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은 잃게 된다. 일종의 성장영화인 셈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아이들이 보면 영화를 통해 생각과 마음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어른들이 보면 무릎을 탁탁 치게 되는 픽사가 만든 또 하나의 역작이다.

 

2015.7.29 블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