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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머시 / 브라이언 윌슨의 삶과 사랑
개인적으로 비치 보이스의 앨범 '팻 사운즈'(Pet Sounds)를 명반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앨범은 순위의 차이는 있어도 어느 기관에서 선정하든 명반의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러브 앤 머시’(Love & Mercy, 감독 빌 포래드)는 ‘서프 뮤직’(Surf Music)을 대표하는 뮤지션 비치 보이스가 장르 음악을 극복하고 명반으로 일컬어지는 ‘팻 사운즈’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1965년 비틀즈의 새 앨범 ‘러버 소울’(Rubber Soul)을 들은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은 충격에 빠진다. 마치 앨범 전체가 한 곡 같은 느낌이 드는 완전체라는 생각을 한 브라이언 윌슨은 장르 음악에서 벗어나 자신도 ‘러버 소울’ 같은 명반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을 한다.
이에 투어에서도 빠진 채 스튜디오에 처박혀 새로운 곡들을 써내는 브라이언 윌슨. 하지만 멤버들은 물론 그 누구도 새 작품을 이해해주지 않는 가운데 브라이언은 온갖 기괴한 환청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브라이언 윌슨이 악전고투 끝에 ‘팻 사운드’를 쓰던 1960년대와 정신병으로 투병을 하던 1980년대를 교차하며 보여준다.
장년의 브라이언 윌슨은 ‘망상형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아 주치의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브라이언은 차를 구입하러 갔다가 카 딜러인 맬린다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교제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주치의가 치료를 이유로 자신의 허락 없이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브라이언 윌슨이 주변의 무관심과 무기력증 그리고 온갖 환청을 극복하고 명반 ‘팻 사운즈’를 만들었다면 장면의 브라이언 윌슨은 정신병을 극복하고 맬린다와 사랑의 결실을 이룬다. 그러고는 마침내 40년 가까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던 ‘스마일’(Smile) 앨범을 세상에 내놓는다.
‘러브 앤 머시’는 현존하는 뮤지션을 그린 전기영화이자 그의 음악을 실은 음악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인 브라이언 윌슨의 일대기를 훑지 않는다. 영화가 보여주는 시점은 두 군데다. 환청에 시달리던 20대의 브라이언과 정신병과 투병하던 장년의 브라이언.
청년의 브라이언(폴 다노)과 장년의 브라이언(존 쿠삭)을 연기한 주연 배우가 다르고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영화는 두 가지의 이야기로 분절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젊은 날의 브라이언과 장년의 브라이언이 추구한 결과는 같다. 1960년대의 브라이언이 내놓은 결과물이 ‘팻 사운즈’라면 장년의 브라이언은 오랜 방황 끝에 본인의 이름을 건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Bryan Wilson, 1988)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러브 앤 머시’(Love and Mercy)는 브라이언 윌슨 앨범의 첫 번 째 수록곡이기도 하다.
영화는 청년과 장년의 브라이언 윌슨 가운데 어느 한 쪽에 치우친 감이 없지만 배우의 무게는 청년의 브라이언 윌슨을 연기한 폴 다노 쪽에 있다. 폴 다노는 외모부터 젊은 브라이언 윌슨을 빼닮았다. 반면 존 쿠삭은 요 몇 년 새 그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러브 앤 머시’에서도 주연을 맡았지만 조연처럼 보인다.
2015.8.2 블루 하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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