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론 요새 / 원조 드림팀의 활약 그린 전쟁영화

 

최근 천만 과객을 돌파하며 연일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 우리 영화 암살은 독립군 저격수,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속사포 그리고 폭파 전문가 등 드림팀으로 구성된 친일파 암살 특공대의 활약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드림팀의 활약을 그린 영화는 암살외에도 무수히 많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을 하는 게 낫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전 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961, 감독 J 리 톰슨)는 드림팀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1943, 2천 여명의 영국군이 에게해의 작은 섬인 케로스섬에 갇히고 맙니다. 섬에 갇혔으니 나와야 하는데 이 섬을 지키듯 보고 있는 나바론이라는 섬에 구축된 독일군 요새의 거포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이에 연합군 측에서는 나바론의 요새를 폭파하기 위해 등반 전문가 맬로니 대위(그레골 팩), 폭파 전문가 밀러 상병(데이빗 니븐) 등 여섯 명으로 구성된 특공대를 조직하고 프랭클린 소령(안소니 퀘일)에게 지휘를 맡깁니다.

 

 

등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는 이 섬의 남쪽에 있는 수직절벽을 통해 섬에 들어가기 위함이었죠. 높이 400m에 달하는 해안절벽은 그 자체가 천혜의 방벽이었습니다. 문제는 400m의 수직 절벽을 어떻게 오르냐는 것입니다.

 

폭풍우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 절벽에 도착한 대원들은 수직절벽을 기어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프랭클린 소령이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대원들의 계획은 차질을 빚습니다.

 

 

제가 전쟁영화를 소개하는 카테고리의 이름을 전쟁과 인간이라고 한 것은 명품 전쟁영화의 경우 전쟁의 원인을 인간 내부에서 찾으며 전쟁 자체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갈등을 주요 소재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나바론 요새에서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프랭클린 소령의 처리를 두고 대원들 간에 입씨름이 벌어집니다. 답은 세 가지 가운데 하나죠. 데리고 가느냐? 두고 가느냐? 처리하느냐?

 

결국 첫 번째 답을 선택한 대원들. 모범답안이죠. 그러면 이 영화는 전우애를 강조한 B급 무비인가요? 전우애를 강조했다고 해서 B급 무비라는 말이 아니라 전우애만 강조하면 B급 무비가 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살짝 반전이 있습니다. 부상을 당한 프랭클린을 이용해 독일군 교란작전을 쓰는데 사실 전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고 확인해야 되는데 이런 고전을 보기가 쉽지 않죠. 제가 어렸을 때는 주말의 명화같은 프로가 있어 토·일요일에는 고전 명작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지금의 환경이 그 때만 못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 시절에는 선택을 당하는 거였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영화라도 어떤 식으로라도 구해 볼 수가 있죠.

 

 

암튼 독일군이 점령한 섬에 잠입한 대원들은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요새를 향해 접근합니다. 그런데 대원들이 빠지는 위기는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저는 나바론 요새를 그리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영화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각각의 이야기 조각은 상당히 정교한 편입니다. ‘이지 고잉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지루해질 때마다 빠지는 대원들의 위기, 그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64년에 첫 개봉했지만(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검색) 네이버 영화 코너에 1977년 개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재개봉을 1977년에 한 것으로 짐작합니다. 지금도 재개봉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만 나바론 요새의 인기가 국내에서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죠. 이 작품은 이후에도 수차례 주말의 명화등을 통해 안방극장에 자주 소개되었습니다.

 

연출을 담당한 J 리 톰슨 감독이나 주연 배우였던 그레고리 펙, 안소니 퀸, 데이빗 니븐 등은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었습니다.

 

2015. 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