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상영관 2015. 9. 2. 21:02

원 와일드 모먼트

 

재작년 장성한 친구의 아들들과 관계를 가지는 중년 엄마들의 일탈을 그린 투 마더스를 봤을 때 중년 여성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저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습니다.

 

투 마더스

 

만약 중년 남성이 딸의 친구 혹은 친구의 딸과 관계를 가진다면.. 쉽진 않지만 영화는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 와일드 모먼트’(One Wild Moment, Un moment d'egarement, 감독 : 장 프랑소와 리셰)는 이러한 저의 상상을 충족시켜주는 영화입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딸 마리(앨리스 이자스)를 자유분방하게 키우며 사는 중년남성 로랑(뱅상 카셀)과 로랑과는 정반대로 보수적으로 딸 루나(로라 르 란)을 키운 이혼 위기 남 앙투안(프랑수아 클루제)은 함께 앙투안의 고향인 코르시카섬으로 휴가를 떠납니다.

 

 

서로의 딸들이 또한 친구이기도 하니 아주 안성맞춤인 조합이었죠.

 

 

그러나 네 사람의 휴가는 얼마 가지 못해 악몽으로 변할 위기에 처합니다. 앙투안의 딸 루나가 로랑을 유혹하고 로랑은 그만 금도를 넘어서고 맙니다. 하지만 곧 후회하죠. 그러고는 루나아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라 말합니다.

 

무책임한 말 같지만 실은 자신에게 집착하는 루나를 떼어 놓기 위한 거였죠.

 

 

막장 드라마로 흐르던 영화는 마리가 루나와 아빠의 관계를 눈치 채고 앙투안이 사랑에 빠진 자신의 딸이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슬아슬하게 전개됩니다.

 

그런데 이후의 과정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합니다. 앙투안 혼자만 모르는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영화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낱낱이 알고 있는 관객들은 깨알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은교

 

몇 년 전에 개봉한 우리 영화 은교를 봤을 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중년과 노년의 남성 사이를 오가는 여고생 은교의 심리였습니다. 그녀는 여고생이 외로워서 아저씨랑 잔다고 말했습니다.

 

원 와일드 모먼트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아빠의 친구이자 친구의 아빠에게 집착하는 십대 소녀 마리의 심리입니다.

 

투 마더스도 은교를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중년과 노년의 남성도 친구의 딸의 유혹에 넘어간 중년 남성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은교와 마리, 이 소녀들은 대체 뭐란 말입니까?

 

20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