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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레인 / 어드벤처는 오케이, 미스터리는 오노우
고등학교 동창인 프레드와 까린느, 끌로에, 기욤은 끌로에의 연인인 로익과 함께 수천명의 실종자 발생으로 등반 루트가 폐쇄된 크로아티아의 '리스니야크산'에 도전합니다.
끌로에와 기욤은 옛 연인이기도 하죠. 음.. 멤버 구성이 좀 특이하군요. 발칸반도의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리스니야크산에 오르기 때문인가요? 앞 뒤로 가드를 세우기로 했는지 전현 연인을 함께 데리고 암벽등반에 나선 끌로에.
그러나 겁이 많은 로익은 끌로에의 가드가 되기는 커녕 고비마다 다른 일행들로부터 구조를 받는 처지가 됩니다. 그에 비해 아주 씩씩한 기욤. 끌로에로서는 남친 잘 못 바꾸었다는 생각이 들 만 하겠죠. 안 그래도 등반로 폐쇄된 산에 오르는 것이 영 찜찜했던 기욤. 여친의 옛 남친 앞에서 스타일 구기고 기분 아주 더럽겠죠?
깎아지른 암벽을 타던 일행은 해발 950m 높이에 있는 악마의 다리에 이릅니다. 쇠줄에 의지해 절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다리를 네번째로 건너던 로익이 너무 시간을 끌게 되고 그 바람에 까린느가 건너던 중 그만 다리가 끊어지게 됩니다.
다행히 까린느의 목숨은 구했으나 이제 어떻게 돌아가죠?
퇴로를 잃은 다섯 사람은 할 수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그저 산에 오르는 게 아니라 암벽을 타야하는 것이니 다섯 사람의 막막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설상가상으로 암벽 한가운데서 더 이상 로프에 의지해 나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된 다섯 사람. 다른 길을 알아 본다며 암벽 위로 올라 간 프레드와 까린느가 돌아오지 않는 사이 가느다란 로프에 의지해 암벽에 매달려 있던 로익이 추락할 위기에 처하고 그를 구하려던 기욤마저 큰 위기에 빠집니다.
한편, 출구를 찾으려 암벽 위로 올라간 프레드와 까린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숲길을 헤메던 중 그만 프레드가 덫에 걸려 다리에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그렇다면 단 한번도 인간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을 것 같은 깊은 산속에서도 밀렵이?
덫을 제거하는 데 실패한 까린느는 다른 일행을 부르러 가고 혼자 남겨진 프레드는 무언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소리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과연 일행은 다시 만나 무사히 '악마의 산'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영화 '하이레인'(vertige, 감독 아벨 페리)은 산악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물입니다. 수천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리스니야크산. 일단 자연이 주는 극한의 공포가 스릴러의 훌륭한 배경이 되죠.
게다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등장 인물의 구성. 소심한 남친과 남자다운 전 남친이 같은 여친을 두고 일으키는 심적 갈등.
하지만 감독은 어찌된 일인지 자연의 공포와 인간의 갈등이라는 이 휼륭한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습니다. 산악 액션과 스릴러를 혼합한 하이브리드를 만들고 싶었는지 중반 이후 설득력을 포기하면서 어설픈 슬레셔 무비로 전환하여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뭐랄까요? 소재는 더 없이 훌륭하나 간이 맞지 않은 요리라 할까요?
이 영화는 험준하기로 이름난 발칸반도의 리스니야크산을 배경으로 실화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1997년 다섯 남녀가 산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미스터리가 바탕이 되었다고 하죠.
왜 많은 영화가 실화를 소재로 할까요? 감동과 개연성 때문이겠죠.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영화에는 어떤 감동도 개연성도 없습니다. 실종의 비밀을 파헤치려 산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건 영화 자체입니다.
다만,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암벽 등반 장면에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끝으로 영화의 러닝 타임이 85분인데, 도대체 누구의 만행인지 그만 엄청 '슬래쉬'해 버렸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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